2023년 10월 06일

모기와의 전쟁

By In DAILY

코가 삐뚤어지는 날씨에도 모기가 있다.
그제 저녁에는 새벽 2시에 방 불을 켠 채 모기 소탕작전을 펼쳤다.
발바닥과 볼이 벌에 쏘인 것 같이 아파서 깼더니 퉁퉁 붓기 시작했다.
버물리를 바르니 간지러움은 잠시 가라앉았지만 모기를 잡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시력이 좋은 A가 용케 커튼에 붙은 모기를 찾았고 모기는 내 피를 튀기며 사망했다.

나는 모기에 정말 잘 물린다.
어릴 때는 카라드라민 없이 여름을 날 수 없었다.
게다가 물리면 피부가 붓는 편이다.
조금 심할 땐 손가락 세 개를 합쳐놓은 면만큼 부을 때가 있고 꽤 심할 땐 그 면적이 손바닥만큼 커지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강제 조퇴를 당한 적도 있다.
체육 시간이었는데 허벅지에 모기를 물렸다.
하필 알러지반응이 큰 모기었던지 손으로 가릴 수 없게 붓기 시작했다.
가릴 수만 있었어도 괜찮았을 텐데 하필 반바지 체육복을 입고 있었다.
결국 내 허벅지를 본 친구는 놀라 선생님께 바로 말씀드렸다.
당연히 모기에 물려 열감이 있었고, 열이 있다는 소리에 즉시 귀가 조치 당했다.
이번 여름 내내 저녁 풋살에서는 레깅스를 입고 그 위에 유니폼도 입었건만 대여섯방씩 물리고 피멍도 들었다.

이러니 내가 모기에 질색 할 수 밖에 없다.

어제는 집에 바람이 숭숭 들어와 보일러를 떼고 안방 좌식 테이블에 앉아 일기를 쓰는데 갑자기 무르팍이 톡 쏘듯 아팠다.
모기가 한 마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거의 두 시간 동안 방 곳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잡지 못하고 이불을 붕대처럼 감고 잠에 들었다.
그랬는데 오늘 또 시력 좋은 A가 천장에 붙어있는 모기를 발견했다.
모습을 드러냈다는 건 배를 곪아 전투력이 상승했다는 뜻 일텐데 (추측임) 오늘도 잠을 설칠 뻔했다.
방 한켠에 놓여있던 모기채로 후려쳐서 잡았다.
그러나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찝찝한 승리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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