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디셈버는 액자의 액자식 구성이다.
실화를 배경으로 독립 영화를 제작하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실화는 실제로 1997년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다.
30대 기혼 여성 그레이시가 13살이었던 중학교 남학생 조와 아이를 가졌다.
그레이시는 아동 성범죄자로 7년간 복였했고 출소 후 성인이 된 조와 결혼했다.
영화는 사건이 발생하고 20년 후, 그들의 쌍둥이 자식이 독립하기 직전,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둔 시점이 배경이다.
그레이시와 조의 사건에 대한 독립 영화를 제작하겠다며, 그레이시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가 그들의 집에 찾아온다.
엘리자베스는 캐릭터 분석을 명목으로 그레이시와 주변 인물들을 은근히 들쑤시고 다닌다.
그레이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오만함으로 그녀의 행적을 집착적으로 쫓는다.
하지만 그레이시는 가스라이팅의 교과서다.
엘리자베스가 그레이시라는 캐릭터를 완성하던 졸업식 날 그녀의 진가를 마주하고 결국 혀를 내두르고 만다.
자신이 마주했던 두려움을 끝까지 표현해내려고 집착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아동성애를 넘어 가스라이팅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준다.
어린 영혼들이 그레이스에 의해 계속 부서진다.
그렇게 부서진 영혼을 갖고 어른이 된 그들은 다른 영혼을 부순다.
메이 디셈버의 진가는 조가 자식들의 졸업식을 멀리서 바라보며 오열하는 장면이다.
인간은 나이에 맞게 무릇 해야 할 경험을 하며 자라야 한다.
시간의 공백을 마주한 그는 아마도 산산조각 나고 말 것이다.
엘리자베스가 조에게 했던 말처럼 아직 그는 어리다.
충분히 공허함을 메울 수 있는 나이지만, 이미 날개가 꺾인 나비인 그가, 자유로이 날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온전하지 못한 정신의 어른이 미성년을 가둬놓기 위해 만든 울타리를 부수는 역할을,
어른이 된 레옹의 마틸다가 맡았다는 것이 메이 디셈버라는 영화를 완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