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A가 온갖 염증을 달고 살던 시기가 있었다.
대략 9가지 정도여서 ‘구염둥이’라며 놀렸다.
그렇게 팔염둥이, 육염둥이, 이염둥이, 무염둥이가 될 때까지 수개월 동안 애칭은 지속되었다.
이번 주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더니 결국 나도 염둥이 라인에 합류하고 말았다.
단박에 무려 오염둥이가 되었다.
콧구멍 양쪽에 포진이 나고 잇몸과 입술에 빵꾸가 났다.
기침 가래가 끊이지 않는 걸 보니 목도 안 좋은 게 분명하다.
초등학생 때 팔이 부러져 깁스를 한 친구의 병문안을 가서 위로한답시고 학교 안 가도 되고 좋겠다고 했었다.
나도 깁스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가 바로 다음날인가? 팔을 삐어서 한여름에 깁스를 했었다.
물론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깁스를 하게 된 건 아니겠지만 말을 쉬이 내뱉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게 20년 전 일이라 그런가?
새까맣게 잊고 A를 너무 신나게 놀려댔나 보다.
누가 구염둥이가 되게 컨디션 조절을 못하랬냐고 구박했더니 고대로 나한테 왔다.
[…] 오염둥이에서 영염둥이로 향해가고 있었는데 다시 일염둥이가 되었다.코 밑 염증이 거진 다 나았는데 낫기가 무섭게 포진이 다시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