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친구들의 성장기다.
운명, 좌절, 상실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주인공 후지노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학보에 실리는 네 컷 만화를 무려 두 줄씩 그리는, 그림에 자부심이 넘치는 친구다.
어느 날 다른 친구 쿄모토에게 한 줄을 양보하자는 선생님의 말에,
그게 가능하겠냐며 싫은 티를 팍 내지만 결국 한 줄을 내어준다.
그렇게 두 명의 네 컷 만화가 학보에 나란히 실리게 된다.
1인자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왔던 후지노는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쿄모토의 그림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쿄모토는 후지노의 만화를 보고 만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후지노는 밤낮없이 그림 연습에 매진한다.
그렇지만 좌절감을 넘어서지 못한 후지노는 결국 그림을 포기하게 된다.
이런식으로 이야기가 흐른다.
운명은 언제나 야속하고 좌절감은 쉬이 찾아오며 상실감은 사람을 짓눌러 버린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미 벌어진 일들을 딛고 다시 일어나야 하고 그렇게 살다 보면 또 살아진다는 걸 안다.
극복감이라는 말은 없듯이 극복은 동사로만 존재할 뿐이다.
진부한 성장 스토리인 줄 알고 기대 없이 봤다가 인생을 한 번 살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