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2일

당연한 것은 없다

By In DAILY

날이 추워져 실내 풋살장을 이용 중이다.
모든 게 다 좋은데 딱 하나가 아쉽다.
뒷 타임 사람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에 들어와 짐을 풀어놓고 앉아있는다는 점이다.
(앞 타임 사람들이 우리 팀이 남성팀이 아닌 걸 보고, 우리의 이용 시간이 되어도 막공(마지막 공)이라며 은근히 버티는 건 애교다. 이걸 어떻게 아느냐. 가끔 팀원의 남자 동생이 놀러 오면 재깍재깍 비켜주기 때문.)

어쨌든 입장시간은 우리가 잔디에 들어와서 몸 푸는 시간으로 사용한다치고,
퇴장 시간엔 뒤 타임 사람들이 미리 들어와 짐을 풀고 앉아버리면 나가라고 내쫓기가 애매하다.
다들 네네~ 대답만 꿀떡같이 하고 버틴다.
남자를 여자가 완력으로 내쫓는 건 불가능하다.
그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 팀 경기하는 걸 보면서 난리다.
잘한다느니 못한다느니 어쨌어야 한다느니…
그러면 우리 팀 사람들은 기가 죽어서 경기를 흐지부지 끝낸다.
제일 화가 나는 점은 우리 경기가 끝나가는 모양새면 뒷 팀이 득달같이 들어온다는 거다.
우리가 다 나가지도 않았는데.
우리 이용 시간인데.
나가라고 해도 소용없다.
경기 끝났잖아요?
이딴 소리나 한다…

저저번주에는 무려 30분을 일찍 와서 그러고 앉아있는 거다.
백번 양보해서 한 10분 일찍 와서 그러는 거면 무시하겠는데,
이용 시간의 25%나 망치니 우리 팀 사람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저번주엔 특단의 조치로 아무도 입장하지 못하게 문을 잠가버렸다.
그랬더니 운영자가 와서는 문을 잠그면 안 된다는 거다.
뒷 팀 사람이 자기네 사용시간도 아니면서 홀라당 전화를 했나 보다.
아직 우리 이용 시간인데 문을 잠그면 왜 안되냐 그랬더니 그냥 안된단다.
뒷 타임 사람들이 일찍 들어와서 우리 경기하는 거에 참견을 하는데 그건 어떻게 막아주실 수 있냐니 그저 안된단다.
그날도 15분 정도 일찍 마쳤다.

대망의 오늘.
문 잠그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리의 이용 시간 확보를 위해 문을 잠그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치기 30분 전부터 문이 철컹철컹 거렸다.
무시하고 다들 열심히 경기를 뛰었고 10분 전에 자물쇠를 열었다.
바로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잠긴 문을 여니 다들 신경질적인 눈초리로 우리를 째려보며 들어왔다.
추워죽겠네 궁시렁 거린다.
미리 들어오게 해줘도 감사한 줄 모른다.
우리도 마무리 운동을 하고 짐을 챙기러 나갔는데, 들어온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까, 공간이 비좁고 북적였다.

바로 그때.
뒷 팀의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사람이 자기 팀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다 나와.”
자기 손바닥만한 치와와를 안고 계신 분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따뜻하신가..ㅎㅎ)
그쪽 팀원들은 왜 그래야 하냐고 되물었지만 그분은 걍 나오라고ㅡㅡ 한마디만 하셨다.
그렇게 허무하지만 감사하게도 정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채비를 하고 나오니, 치와와 대장이 맨앞에 있고 그 뒤로 쪼로록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게 당연한 건데 현실적으로 당연하지 않으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다치지 말고 즐겁게 운동하시라 인사도 건넸다.
우리 팀 뒤에 계속 치와와 팀이 예약했으면 좋겠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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