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명상을 해보겠다고 다짐하는 글을 썼었는데.
그때는 머리로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유지하지 못했다.
그래도 한 일주일은 했나?
이제는 정말 마음으로 필요하다고 느껴져 무조건 해야만 하는 숙제가 됐다.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정확하게 무엇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나랑 비슷한 바이오리듬을 가진 한 친구는, 인도에 요가를 하러 갈 때가 됐다고 느껴진다 그랬다.
그게 올해 초였다.
그 친구는 요가를 시작했을까.
갈피를 잡는 데에 반년이 걸렸다.
마음 같아서는 신곡을 다시 읽기 시작하거나 금강경 필사를 해보고 싶지만,
이건 모두 시작하는 사람의 기세이자 욕심이다.
욕심은 결국 또 내 목덜미를 잡을 것이다.
나도 내 친구들처럼 시간을 꼭꼭 씹어 먹으며 살아야겠다.
여차하면 고삐가 풀려 폭주하고 말아버리는 요즘의 나를 보며 느낀 바다.
그런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게 썩 유쾌하지 않다.
이런 상태로 친구들의 소식을 들으면 혼이 나는 애가 된다.
뭐가 그렇게 급해서 정신이 없냐고 묻는 것만 같다.
그러니까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정리가 아니라 정돈인 것이다.
그래서 명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