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스티커 하나가 붙어있었다.
윗집 애기가 붙여놓은 것이 틀림없다.
땅으로부터 70cm 위쯤, 허리를 숙여야 볼 수 있는 곳에 스티커가 있었기 때문이다.
별것도 아닌데 웃음이 피식 났다.
윗집 애기는 신생아 때 이사를 들어왔다.
원래 살던 윗집이 나가기 전에 우리 집과 윗집 구조가 비슷한데 우리만 괜찮으면 우리 집에서 사이즈를 재도 되겠냐며 방문한 적이 있다.
포대기에 쌓인 핫도그 같던 애가 언제 커서 계단을 오르고 스티커를 붙였을까.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흐른 시간이 눈에 훅 들어오니 조금 무서웠다.
나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을 텐데 전혀 차이를 모르겠으니 얼마나 큰일인가.
스티커를 보며 그 귀여움에 웃음이 났지만 동시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