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2023년 12월 26일의 나!
막상 이사가 당장의 일로 다가오니 하기도 전에 지쳐버렸다.
너무 많은 경우의 수를 다 상상하다가 이사를 무르자고 말할 뻔했다.
별일 없을 거란 걸 알지만서도 최악의 상황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나도 나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언제나처럼 크고 작은 사고들이 터졌고 또 언제나처럼 무사히 수습했다.
이사가 끝나자마자는 사무실 구색을 갖출 수 있게 필요한 작업들을 몰아쳤다.
마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사 당일에 필요할 것 같은 물품들을 전날 주문했고,
당일에는 미처 사지 못한 물품들을 바로 리스트업해서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 사 왔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놓친 것들은 쿠팡 주문을 해서 다음날 받아 작업을 끝냈다.
이제 이사한 지 갓 일주일이 지났고, 이틀을 종로 스튜디오에, 하루를 재택에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게 갖춰졌다.
막 내달릴 때는 여유가 없어서 상황과 상태를 살필 여유가 없었는데,
사무실이 얼추 정리된 어제부터 마냥 기분이 좋더니,
오늘은 한 해의 시작이 이렇게 산뜻할 수 있나 싶게끔 상쾌했다.
위치도 공간도 더할 나위가 없다.
어휴, 이사 무르자고 초 쳤으면 어쩔 뻔했나.
심장이 콩닥거리면 L과 A 뒤에서 심장 부여잡고 잠자코 따라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