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휴일을 맞아 옷방 대청소를 했다.
여름 옷을 꺼내고 겨울옷을 수납했다.
그러다 여러 보물을 발견했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10년 전에 즐겨 입던 청바지들이 우르르 나왔다.
옆에 있던 A는 완전 아기 사이즈네라며 놀라워했다.
아마 가장 놀란 사람은 나일 것이다.
이게 맞았었다고…?
지금 입고 다니는 바지 위에 올려놔봤다.
절대로 같은 사람의 바지가 아니다.
하필 그때, 최근에 시킨 청바지도 나타났다.
산 줄도 몰랐는데 등장과 함께 기억이 났다.
주문 당시 한창 운동을 하고 있었고 원래 사이즈로 돌아갈 각오를 했었더랬다.
ㅋ
도저히 입을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었다.
옆에서 보던 A는 당근에 판매하는 게 어떻냐고 물었다.
한 번도 ‘못’ 입은 바지다라고 쓰면 될 것 같댔다.
ㅋ
한 번도 ‘안’ 입은 바지라고 말을 정정해 주었고, 다시 한번 원래 사이즈로 돌아갈 각오를 하고, 보물 상자에 집어넣었다.
부디 색이 바래기 전에 보물을 꺼낼 수 있길.
이게 바로 아가씨 시절(?)에 예뻤다는 말을 하게 되는 마음이구나.
여느 어른들과 다를 바 없이 나이 먹어가는 것 같아 조금 웃기려는 찰나 A가 다시 질문을 했다.
원래 사이즈대로 돌아가는 계획은 어떤 거야?
계획은 없고 마음을 먹고 있는 중이라고 알려주며 째려봤다.
우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