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숙제가 하나 있다.
아니다.
마음의 짐이 있다.
나는 한다고 해놓고 안 하고 있는 걸 정말 못 견디는데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다. 하하.
그건 바로 옛날의 브런치와 오늘날의 디스콰이엇에 글 연재를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 글을 연재하려고 했었냐면 스타트업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니즈 때문이었다.
필요성도 느꼈었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보통 바로 실행에 옮긴다.
그때도 옮겼다.
그리고.. 한 달 정도 만에 둘 다 멈췄다.
외부 소통의 니즈는 반년 주기로 강력하게 찾아오는데 브런치나 디스콰이엇에 글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 인스타그램에 글을 게시하거나 필름업 인스타그램에서 무물통을 연재해 보는 그런 시도들로 발현이 된다.
언제나 한 달이 나의 마지노선이다.
그놈의 쑥쓰러움 그게 정말 문제다.
해야 해서 한다는 명분이 쑥쓰러움을 이겨내지 못한다.
대체 왜 타인과의 소통이 쑥쓰러운지 모르겠다.
미쳐버릴 것 같다.
대면도 아니고 온라인인데 무서울 것 하나 없는데
글을 쓰고 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지, 댓글이 달렸는지, 답변은 어떻게 할지
전전긍긍하며 달달거리게 된다.
이것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진이 계속 빠지다 보니까 아예 외면해버린다.
감당을 못한다는 뜻이겠지.
성장 배경도 전체적으로 회고를 끝냈다.
거의 단발성 교류밖에 없어왔고 딱히 나를 드러내서 좋을 것 없었던 시절이 길었다 보니 그게 굳어진 게 아닐까 한다.
나도 이런 내가 싫어서(?) 극복을 해보고자 그나마 일면식 있는 사람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하차 위기였던 풋살도 더 적극적으로 다니고, 회식도 참여하고,
또 인스타그램도 공개 계정으로 전환하고, 사람들의 글에 댓글도 달아보고,
하.. 또 뭘 하더라.
그렇게 교류를 시작한 근 한 달 동안 분수토만 세 번을 했고 이석증도 한 번 왔다.
글 연재도 절충안을 찾아냈다.
퍼블릭 하지만 프라이빗하기도 한 개인 블로그 연재하기.
바로 지금 이곳.
L과 A와 함께라면 나의 한 달 징크스를 깰 수 있겠지.
못하는 게 있을 땐 또 못하더라도 계속 할 거다.
생긴 대로 살지 뭐 그리 안간힘을 쓰냐고?
나는 다르게 생긴 삶도 궁금하다.
다 해보고 더 좋은 걸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