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28일

끼워 맞추기 대마왕

By In DAILY

방송국 쪽 건물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무더위에 지치고 말았다.
걸어서 20분 밖에 안되는 거린데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따릉이를 타기로 했다.

페달을 밟는데 이상한 소리가 났다.
끼-익-끼-익
앞으로 잘 나가지도 않았다.
누가 뒤에서 잡아당기는 것처럼 힘겹게 밟아야 했다.
원래라면 다른 자전거로 바로 바꿔 탔겠지만, 오늘은 만사가 귀찮았다.
가는 길에 따릉이 정류장이 세 번이나 더 있었다.
그런데도 미련 뚝뚝 흐르는 눈으로 쳐다만 보고 지나쳤다.
사실 안장도 높였어야 했는데 그냥 탔다.
요즘 따릉이는 핸들도 높게 나와서 할리를 타듯이 팔을 살짝 든 채로 탔다.
그래..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라며, 귀차니즘을 포장까지 했다.

집 앞 따릉이 정류장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언덕길을 하나 올라야 한다.
낮은 안장에, 뻑뻑한 페달, 무거운 자전거를 몰고 느리게 오르막을 오르고 있었다.
A는 이미 저만치 올라가 있고, A를 따라잡기 위해서, 발을 열심히 굴렸다.
그때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가게 벽에 기대 높게 쌓아져 있던 스티로폼 박스들이 우르르 내 앞으로 쏟아졌다.
조금만 더 빨랐다면 머리를 맞을 뻔했다.
앞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던 A가 진짜 위험할 뻔했다고 말해줬다.

역시! 이래서! 따릉이를! 바꿔 타지 않았구나! 완전 러키비키잖아!
선견지명 에피소드도 하나 적립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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