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구매가 풀리면 보려 했다.
지브리 영화들은 주로 누워서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돌아온 미야자키 하야오였지만 극장에서 볼 마음은 없었다.
개봉 후, 사람들의 후기를 틈틈이 살펴봤는데 원령공주를 넘어서는 작품이라는 평을 발견했다.
오, 그렇다면 극장에서 봐야지.
죽음에 가까워지면 결국 삶을 돌아보게 되나 보다.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 과거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구루의 말을 2시간 안에 꾹꾹 눌러 담아놨다.
태초, 시간, 탄생, 인간, 죽음, 대물림, 선과 악, 운명과 같은 큰 주제들이 다뤄졌고, 보는 내내 다른 영화들이 스쳤다.
인터스텔라, 시네마 천국, 소울, 인셉션 외 거장들의 영화를 한 영화로 압축하면 이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록 나에게는 원령공주보다 더 좋은 영화가 아니었지만, 82세에도 여전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존경해 마지않을 수 없다.
기력이 노쇠한 만큼 희미한 영화가 되진 않을까 했는데.
웬걸, 꼬장꼬장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