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과 추억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이 구분이 가지 않는 대상이 있다.
감자튀김이 대표적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1위는 감자튀김이다.
햄버거는 다 못 먹어도 감자튀김은 다 먹는다.
감자튀김만 사 먹기도 한다.
맛이 있어서 좋아한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좋아하게 된 계기가 더 커서 좋아하게 됐나 싶기도 하다.
감자튀김에 얽힌 이 이야기는, 일기에 자주 언급되는 우리 집의 건강식품 사랑에서 출발한다.
우리 집은 경주에 있었고 할머니 댁은 대전에 있었다.
할머니 댁에 갈 때면 언제나 옥천 휴게소에 들렀다.
옥천 휴게소에는 패스트푸드점이 있었고 늘 감자튀김을 사주셨었다.
유일한 일탈 음식이었다고나 할까.
그때부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감자튀김이 됐다.
심지어 멀미가 심해 장거리가 고역인데도,
감자튀김 먹을 생각에 할머니 댁 가는 게 기다려지기도 했다.
저녁으로 햄버거 세트를 먹으면서 쓰잘데기없는 생각을 했다.
감자튀김으로 시작한 생각인데 왜 아빠는 옥천 휴게소에서만 쉬었는지 궁금해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하다.
경주와 대전 가운데는 구미인데, 매번 대전 도착하기 직전 휴게소인 옥천 휴게소에서 쉬었다.
설마 나 감자튀김 사주려고?
날 밝으면 엄마한테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