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처서라고 한다.
어쩐지.. 찬바람이 슬쩍 부는 데 기분이 무척이나 싱숭생숭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에어컨을 틀고 서큘레이터를 방 쪽으로 해두고 잤는데.
오늘은 옷방 창문과 안방 창문을 열어놓으니 맞바람이 쳐서 살짝 추울 지경이다.
그리고 발견한 놀라운 사실.
내년에도 가을이 오는 걸 이런 식으로 똑같이 느끼려나?
가을을 좋아하게 되는 날도 오겠지.
매미는 웽웽 울어대서 시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에너제틱한데 귀뚜라미는 왜 이렇게 구슬프냐.
지금도 열어둔 창문으로 귀뚜라미 우는소리가 들린다.
바로 집 앞에 BAR인척하는,
취한 사람들이 윤도현의 나는 나비를 떼창하는 LP 호프집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생맥 한 잔만 딱 마시고 오고 싶지만,
그랬다간 내일의 내가 고통스러울 것 같아 자제한다.
이놈의 체력은 언제 월등히 좋아지는 걸까.